코빅 9월부터 방송시간 옮겨
'개콘'과 '코빅'이 드디어 정면승부를 벌인다.
KBS 2TV 개그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와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가 동시간대에 맞붙는다. '코빅'은 9월 2013-2014 시즌을 시작하며 토요일에서 일요일 야간으로 방송시간대를 옮길 예정이다. 이 시간대 안방극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는 '개콘'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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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빅'의 시간대 변경은 제작진 내부적으로 이미 이야기가 오가며 상당 부분 진전됐다. '코빅'에 출연 중인 한 개그맨 측은 "일요일로 편성을 옮겨 '개콘'과 대결을 벌인다고 들었다. '코빅'의 고정 시청층이 두텁고 출연진의 면면도 막강하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개콘'과 '코빅'의 전국 시청률은 각각 17%대와 3%대다. 산술적으로는 '코빅'이 역부족이다. 하지만 케이블채널의 특성을 감안하면 '코빅'의 시청률이 절대 낮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개그 프로그램을 동시간대 편성한다면 양측 모두 직접적 타격을 주거나 받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개콘' 덕분에 일요일 야간에 개그프로그램을 찾는 고정 시청층이 형성돼 있다. 그들 중 상당수가 토요일에는 '코빅'을 챙겨봤다. 때문에 일요일로 방송 시간대를 옮기면 어느 한 쪽은 고배를 들게 될 것이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제작진의 자존심 싸움도 관전 포인트다. '개콘'의 CP를 맡고 있는 서수민 PD와 '코빅'의 김석현 PD는 KBS 예능국의 선ㆍ후배 관계다. 2001년 '개콘'의 조연출을 맡았던 김석현 PD는 2004년과 2008~2010년 '개콘'을 맡아 중흥기를 이끌다 CJ E&M으로 이적해 '코빅'의 성공을 일궜다. 서수민 PD는 2010년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개콘'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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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간에는 '코빅'에 출연하는 개그맨이 '개콘'에는 나갈 수 없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KBS 공사창립 40주년 '개콘' 특집에 '코빅' 출연진의 참여는 배제시켰다는 '편파 섭외' 논란이 일었다.
'코빅'에 출연 중인 한 개그맨은 "묘한 긴장 관계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언급하긴 조심스럽다. 두 프로그램이 동시간대 맞붙게 되면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효과도 있지만 역기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진용기자 realy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