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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종교 강요하고 폭행" 초등생 1인 시위…진실은?

일산고양작명철학 2013. 10. 18. 16:06

"교사가 종교 강요하고 폭행" 초등생 1인 시위…진실은?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시내 기자][학생·학부모 측vs학교, 상반된 주장… 같은반 24명은 "A군 오면 등교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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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1세 초등학생이 "담임 선생님이 특정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며 폭력을 행사했다"며 "담임 선생님을 바꿔 달라"고 지난 8월26일부터 광화문 등지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초등학생이 2개월 가까이 '종교의 자유'를 외치며 서울시내 곳곳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 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인 A군(11)은 "담임 교사가 특정 종교를 강요하며 폭력을 행사했다. 담임을 바꿔달라"며 지난 8월26일부터 광화문 등지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A군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A군은 지난 7월1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해당 교사가 종교를 강요하고 폭행을 했다며 진정서를 냈다. 인권위는 18일 침해구제 제2소위원회를 열고 해당 진정사건에 대한 조사 내용을 심의해 권고·기각·각하 여부를 결정한다. 권고·기각·각하 여부는 이날 오후 4시 소위원회가 끝나는 대로 각 관계자에게 구두로 통보될 예정이며 다음주 문서로 발송된다.

◇ 종교 강요 있었나?
A군은 담임교사 B씨(여)의 종교 강요가 올해 1학기초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A군 측은 B씨가 지난 4월 학생들의 종교를 조사한 뒤 점심시간에 면담을 빙자한 전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A군 어머니는 "B씨가 전도할 때마다 우리 아이가 '왜 우리가 죄인인데요?', '왜 원수를 사랑해야 하는데요?' 등의 대꾸를 해 찍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해당 초등학교 교감 C씨는 "B씨가 기독교인인 것은 맞지만 내부 조사 결과, 종교 강요 행위는 없었다"며 "점심시간에 이뤄진 상담은 교과 지도의 한 부분일 뿐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교감은 "종교 교육은 종교 강요와 다르다. 종교 교육이 있는지에 대해선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 선생님이 따돌림 조장?
A군의 어머니는 B씨가 따돌림을 주도했다며 "지난 6월 조별 명단 유인물에서 A군의 이름이 빠진 것을 발견하고 물어보니 '조별 활동 때마다 이름이 빠져 활동을 못했다'고 들었다"며 "심지어 B씨가 '인증된 심부름꾼'이라는 뜻의 별명도 붙이고 심부름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감 C씨는 "조별 모임은 학생들이 칠판에 쓰인 희망 연구주제 옆에 이름을 쓰는 식으로 짠 것으로 A군만 자기 이름을 쓰지 않았다"며 "같은 반 아이들도 심부름꾼 관련 별명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며 따돌림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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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역 A군의 시위 현장 /사진=뉴스1
◇ 시위 저지 과정 폭력 여부
A군 측은 시위를 시작한 지 이틀째인 8월27일 전임 교감 등이 시위현장에 와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A군의 어머니는 "전임 교감이 '왜 거짓말을 하느냐'며 폭력을 행사해 현장에 있던 A군의 아버지가 머리를 크게 다쳐 뇌진탕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교감 C씨는 "전임 교감이 A학생 부모와 언쟁을 벌이다가 말이 안 통해 돌아가려는데 A군 아버지가 길을 막고 주저앉았다"며 "현장에 있던 경찰도 뇌진탕이 아니라고 판단해 출동한 구급차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교감 C씨는 "A군 측의 주장대로 학교 측의 학대 행위가 있고 A군의 아버지가 뇌진탕에 걸릴 정도면 수사기관에 맡겨야 할 문제가 아니냐"고 했다. 이에 A군 어머니는 "법적 검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루빨리 아이가 학교로 돌아가기만 바랄 뿐이다"라고 답했다.

◇ 급우 24명 탄원서의 실체는?
A군과 같은 반에 속한 24명의 학생과 41명의 학부모는 최근 '담임 B씨가 폭력을 행사한 적 없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교감 C씨는 "학생들이 '착한 담임을 괴롭히는 A군이 돌아오면 등교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A군이 다시 출석한 9월 25~26일 학생들이 실제로 등교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A군의 어머니는 "해당 학교에 교인이 많아서 사건을 무마하려 이런 행동을 벌인 것"이라며 "원래 초등학생들은 선생님 말씀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따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