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광주=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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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좌)과 김병현.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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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최고참 투수' 서재응(38)이 'BK' 김병현(36,KIA)를 떠올렸다.
지난 25일이었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두산의 경기. 서재응이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 7월 29일 마산 NC전 이후 270일 만의 선발 출격이었다. 서재응은 호투했다. 5⅓이닝 동안 74개의 공을 뿌렸다.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양 팀이 2-2로 맞서 있던 6회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쉽게 승리는 달성하지 못했다.
아름다운 '부활투'였다. 서재응은 지난 시즌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40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올 시즌 시작 전, 그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결국 괌 재활 캠프로 이동했다. 이후 대만에서 착실히 몸을 만들었고 올 시즌을 맞이했다.
시즌 시작은 2군이었다. 위용은 대단했다. 지난 4일 퓨처스리그 삼성(2군)전에서 4이닝 2K 무실점, 10일 상무전에서는 6이닝 3K 무실점 투구를 각각 펼쳤다. 이어 17일 kt전에서는 7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했다. 퓨처스리그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0.53. 그리고 마침내 1군에 올라 25일 호투했다.
이제 서재응은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서재응은 "김기태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 순간, KIA 김기태 감독이 서재응의 엉덩이를 세게 한 번 꼬집고 지나갔다. 서재응은 힘차게 인사를 한 뒤 웃었다.
서재응은 "베테랑으로서 1경기, 1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고 있다. 이제 나는 '서포트(Support )' 선수일 뿐이다. 욕심은 없다. 팀 승리만을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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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서재응은 "괌 재활 캠프 때 시즌이 시작되면 (코칭스태프가)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그 기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조급한 마음은 없었다. 저 스스로 1군에 올라가기 위해 열심히 해왔을 뿐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서재응이 머릿속에 떠올린 건 다름 아닌 김병현이었다.
김병현은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다. 성적은 좋지 않다. 올 시즌 4차례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8.27(20⅔이닝 28실점·19자책)을 기록 중이다. 피홈런은 5개, 탈삼진은 15개를 뽑은 가운데, 피안타율은 0.386에 달한다. 또 그는 지난 2월 괌 재활 캠프에서 맹장염 수술을 받기도 했다.
서재응은 "(김)병현이가 제일 아쉽다. 저와 괌 재활 캠프 때 같이 훈련을 했다. 저보다 2배 이상 열심히 했다. 정말 좋았다. 하지만 맹장염에 걸렸고, 결국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점이 가장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서재응은 인터뷰 내내 팀을 강조했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같은 베테랑인 김병현을 떠올렸다. 최근 KBO리그에서는 손민한과 송신영 등 베테랑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재응은 김병현을 생각한 것이다.
서재응은 최근 베테랑들의 활약에 대해 "우리들은 앞으로 길어봐야 2~3년밖에 더 야구를 하지 못할 선수들이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한테 조언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보다는 팀을 돕기 위한 마음이 앞선 가운데,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재응과 김병현.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며 한국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던 그들. 어느덧 베테랑이 돼 한 선수는 2군에서 또 한 선수는 1군에서 '서포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야구 인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올 시즌 둘의 무한한 부활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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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5월 24일 LA 다저스타디움. LA 다저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경기에 앞서 전날 선발 맞대결을 벌인 서재응과 김병현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