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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개성5차

일산고양작명철학 2013. 7. 22. 12:39

[머니투데이 개성공동취재단=이상배,성세희 기자][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5차 남북 실무회담]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17일 오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리는 남북개성공단 4차 실무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머니투데이 홍봉진


"안개가 걷히면 높은 산 정점이 보일 것이라는 말을 놓고 해석을 달리하는 분도 있다. (내가 말한) 높은 산 정점은 북악산 정점이 대성산 정점만큼 청아하고 맑은가 알고 싶다는 의미다"

22일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제5차 남북 당국 실무회담 오전 전체회의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남쪽 언론에서 높은 산 정점을 개성공단 정상화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대성산은 평양에 있는 산으로, 혁명열사릉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모인 고영희의 묘소 등이 위치해 있다.

박 부총국장의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으로 표현되는 박근혜 대통령 등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분명한 의사를 알고 싶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평양 소재 대성산은 김 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이는 북측의 궁극적인 목표가 단순한 개성공단 정상화 이상임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북측은 그동안 우리 측에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24 조치 해제와 한미연합군의 적대행위 중단 등을 요구해왔다.

앞서 박 부총국장은 지난 17일 4차 실무회담에서 "안개가 걷히면 높은 산 정점이 보일 것"이라는 비유를 들어 개성공단 정상화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한 바람을 내비친 바 있다.

한편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이날 오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비가 계속 오고 지루하게 장마가 (계속되는데) 때가 되면 맑은 하늘 아래 곡식이 익는 철이 올 때가 있다"며 "양측 대표들이 반드시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삼아서 개성공단이 튼튼한 기반 위에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나가겠다는 각오로 오늘 회담에서 진지하게 협의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날 오전 6시50분께 개성공단으로 출발하기 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들께서 납득하실 수 있는 그런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단장을 비롯한 회담 대표 3명 등 대표단과 기자단 41명은 이날 오전 7시 남북회담본부를 출발, 8시3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했다.

남북 대표단은 오전 전체회의 후 정오께 점심을 먹고 오후 2시부터 오후 전체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수석대표 간 접촉은 수시로 이뤄진다.

앞서 4차례의 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 4차 회담에서 우리 측 김 단장은 북측에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의 재발방지를 실제로 보장하고 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할 방안이 합의서에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부총국장은 "우선적으로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정상화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북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재발방지책 마련 이전에 개성공단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발간된 프랑스 국제정치 전문잡지 '폴리티크 엥테르나시오날'(Politique Internationale) 여름호 서면인터뷰에서 "적당히 타협해 개성공단을 정상화시켰다가 일방적 약속파기로 또 공단 가동이 중단되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남북이 이번 회담에서도 합의에 실패할 경우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오는 27일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일에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를 벌일 계획이고, 다음달에는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도 예정돼 있어 향후 군사적 긴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을지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에 대해 "오는 8월 미국은 또 다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벌여놓으려 하고 있다"며 "이 연습이 진행되면 한반도 정세가 극도로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