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MC 신고식을 치른 성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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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까야 하는 거죠?"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가서 사고(?)를 쳤다. 피부과 의사 함익병이 게스트로 초대된 이번 주 SBS <힐링캠프>에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자리를 한 MC 성유리가 게스트를 위해 준비한 선물에 덮인 천을 걷으려다 한 말이다. 천을 '깐다'라는 표현에 김제동은 제동을 걸었다. "깐다라는 표현이 뭡니까? 공개를 한다고 해야지!" 이 말에 성유리는 "아차"하면서 민망해했고, 그녀의 거친(?) 입담에 제작진들은 모두 초토화가 됐다.
사실 사고를 쳤다고 할 만한 건 아니었다. '깐다'라는 표현이 그 동안의 성유리가 지닌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은 말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경악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약간의 이런 조심성 없는 말투가 그녀에겐 필요할지 싶었다. 벌써부터 붙여진 '맹유리'라는 별명에 가장 걸맞은 모습이기도 했으니까.
이번 주 <힐링캠프> 게스트인 함익병은 현재 출연 중인 <백년손님>의 촬영 에피소드, 실제 장모와의 관계, 자신이 걸어온 의사의 길, 우리가 알아야 할 피부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 등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보따리를 조리 있고 설득력 있는 입담으로 풀어나갔다. 다소 딱딱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가 지닌 인지도에 비해서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이끌어낸 시간이었다.
특히 피부에 대한 이런 저런 조언이 인상 깊었다. 인스턴트 음식이 여드름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거나, 여드름은 사춘기 때 시작하여 평생토록 유지되는 피부질환이라서 성인이 여드름이 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거나, 가장 적은 돈으로 피부를 젊고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방법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라고 하는 등의 이야기들은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아주는 계기이기도 했고,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피부를 관리할 수 있는 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느 때보다 조금은 빈약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게스트인 것은 분명했다. 항간에 화제에 오른 인물도 아니었고, 대중들의 확실한 인지도를 얻고 있는 스타는 더더욱 아니었으니까. 전체적인 상황을 비추어 봤을 때, 함익병을 게스트로 초대한 것에는 어떠한 이유가 존재했다고 여겨진다. 한혜진의 빈자리에 처음으로 앉게 된 성유리를 위해서, 그녀가 갖고 있는 적지 않은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하는 <힐링캠프>의 배려의 일환이었을 수도 있다.
너무 막강한 게스트,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게스트를 그녀의 첫 MC 신고식에 나란히 앉혀 놓으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에 부담감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조그만 실수도 더 크게 보이고, 티끌만한 흠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되기 십상이다. 마지막까지 '돌직구'의 매력을 발산하고 떠난 한혜진이다. 여전히 시청자들은 그녀를 그리워하고 그녀의 빈자리를 아쉬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는 아니지만 편안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게스트를 불러 잔잔하게 첫 방송을 마치는 것이 성유리에게는 천만다행이었을 테다.
예상대로 그녀의 MC 신고식은 무난하게 치러졌다. 이경규, 김제동과의 호흡도 매끄러웠으며, 게스트 함익병과 이야기를 주고받음에 있어서도 그리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때때로 맹했고, 털털했으며, 솔직했다. '맹유리' 라는 캐릭터를 잘 흡수하는 듯했고, 또 그것이 그녀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지 않나 싶었다.
한혜진의 계보 잇기보다 성유리의 길 개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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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링캠프>의 MC 이경규(오른쪽)와 성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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