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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50대 여성과 장남이 실종된 지 보름이 넘었지만 행방이 여전히 묘연합니다.
58살 김애숙씨와 장남 32살 정화석씨가 실종된 것은 지난 13일이었습니다.
김씨는 아침 8시 반쯤 휴대전화를 집에 놔둔 채 집 근처 현금인출기에서 현금 20만원을 인출한 뒤 사라졌습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던 동네 노래교실에도 이날 김씨는 결석했습니다.
이날 오전 어떤 일은 당했을 가능성이 큰 대목입니다.
미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살던 장남인 정씨는 13일 저녁 7시 40분 친구와 전화통화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정씨의 휴대전화 소재도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갑과 시계, 차량 열쇠는 집에 남아있었습니다.
경기도 분당의 한 전자부품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김씨는 다음날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었지만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전화통화를 했던 13일 밤에서 14일 새벽 사이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9살인 김씨의 차남은 13일과 14일 사이 형 집에 있던 차량 열쇠를 이용해 형의 수입차를 타고 강원도 동해IC를 거쳐 경북 봉화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봉화는 외가가 있는 곳입니다.
차남은 승용차에 하이패스 단말기가 설치돼 있음에도 일반 차로로 요금소를 통과했습니다.
차 안에 있던 내비게이션 장치는 사라졌습니다.
차남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것은 어머니와 형이 사라지고 이틀이 지난 16일 오후 4시 40분입니다.
차남은 경찰에서 지난 13일 어머니 집에 갔다가 어머니가 보이지 않아 이틀을 어머니 집에서 잤다고 주장했습니다.
형이 '어머니가 등산에 갔으니 집에 가 있으라'라고 해 집에 왔고 16일에도 어머니 소식이 없어 신고했다는 것이 차남의 주장입니다.
경찰은 그러나 장남의 차량 안에서 차남의 지문이 있는 톨게이트 영수증을 확보했습니다.
어머니 집에서 잤다는 차남의 주장과 달리 강원도와 경북에 다녀온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지난 22일 존속살해 및 살인혐의로 차남을 긴급체포했습니다.
차남은 진술을 거부한 채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16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지만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같은 날 석방됐습니다.
퀵서비스 배달원인 차남은 10억원대 건물을 소유한 어머니와 금전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씨의 한 친척은 경찰에서 김씨가 사준 빌라를 차남이 몰래 팔아버린 문제로 둘 사이 관계가 악화됐고, 김씨와 차남 부인 사이에도 고부갈등이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장남도 어머니와 갈등을 빚은 차남과 관계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수사본부는 경북 봉화에 김씨와 장남의 시신이 유기됐을 가능성을 놓고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동대 1개 중대도 봉화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 13일 실종 직후부터 16일 실종신고 때까지 3일간 집 주변 폐쇄회로TV, 차남의 행적 등을 분석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차남을 다시 체포하려면 확실한 증거를 토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야 합니다.
긴급체포됐다가 풀려난 용의자를 같은 사안으로 다시 긴급체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제행 기자jdon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