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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을 숨겼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6일 점심식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구내식당에서 나오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
ㆍ‘혼외 아들 의혹’ 보도 “사실무근” 부인
ㆍ“검찰 흔들기 시도에 굳건하게 대처”
ㆍ국정원 ‘이석기 정국’ 반전 시점 주목
채동욱 검찰총장(54)이 조선일보가 보도한 ‘혼외 자식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채 총장은 6일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날자 1면 기사에서 ‘채 총장이 1999년 만난 한 여성과의 사이에서 2002년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으며, 이 아들은 지난 8월 말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국가정보원 정치·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를 놓고 채 총장에 대한 집권세력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국정원이 ‘내란음모 사건’을 통해 정국 반전에 성공한 시점에 나왔다.
이 때문에 내란음모 사건을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틀어쥔 여권 일각이 그동안 탐탁지 않게 여겨왔던 채 총장 ‘찍어내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과 검찰 주변에선 주요 검사장을 비롯한 검찰 간부에 대한 인사가 조만간 단행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채 총장은 공식입장을 내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올린 ‘당부말씀’을 통해서도 “조선일보에 보도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면서 “일선의 검찰 가족 여러분은 한 치의 동요 없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검찰을 흔들기 위한 정치적 의도 속에 ‘혼외 자식 의혹’이 보도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날 보도를 접한 채 총장의 첫 반응은 “저의와 상황을 파악 중에 있다”는 것이었다.
검찰이 지난 6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뒤 새누리당과 청와대 등 여권 핵심부를 중심으로 통제되지 않는 ‘채동욱호 검찰’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왔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야당과 시민단체의 ‘촛불집회’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개혁 대상’으로 낙인찍혔던 국정원은 최근 들어 내란음모 사건을 계기로 공안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국정원으로부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을 송치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권력 핵심부가 검찰의 국정원 사건 수사와 관련, 채 총장에게 불만이 많은 것 같다”며 “보수세력이 채 총장을 몰아내려고 하는 일련의 흐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