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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4안타 4타점 투혼, 부상 병동 삼성 이끌다
일산고양작명철학
2013. 9. 15. 22:01
박석민 4안타 4타점 투혼, 부상 병동 삼성 이끌다
기사입력 2013-09-15 21:08
[일간스포츠 배중현]
"아파도 참고 뛰어야지…."
류중일(50) 삼성 감독은 1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착잡했다. 전날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서 부상 선수가 많은 삼성을 빗대어 '사자 병동'이라 표현했고, '6명의 선수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을 직접 봤다는 류중일 감독은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면서 배영섭(27)·조동찬(30)·이승엽(37)·채태인(31)·진갑용(39)의 이름을 차례로 말했다.
웬일인지 한 명이 부족했다. "아! 박석민." 하지만 공에 연거푸 맞아 왼 팔뚝 부상 중인 박석민은 6명의 부상자 중 유일하게 이날 선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류 감독은 "(부상자가 너무 많아) 아파도 참고 뛰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석민은 압박 붕대를 감고 4타수 4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9-2 대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부상 투혼이었다.
삼성은 이날 승리했지만 악재가 많다. 경기에 앞서 지난 8일 LG전에서 리즈의 강속구에 머리를 맞았던 배영섭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류중일 감독은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더라. 후유증이 있다"며 "경기도 경기지만 눈에 초점이 안 잡히고 어지럽다고 하니 선수 보호가 먼저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구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던 배영섭은 검진 결과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난 12일부터 어지럼증을 호소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배영섭의 결장은 삼성에겐 뼈아프다. 타율 0.295, 38타점, 23도루를 기록 중이던 톱타자 배영섭은 공수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1군 말소로 인해 시즌 막판에야 다시 나설 수 있다. 후유증이 얼마나 빨리 사라질지도 모른다. 류중일 감독은 "몇 게임 남겨 놓지 않았는데 아픈 선수가 많아 큰일이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동찬·채태인 등이 재활 중인데 이어 이날 간판타자 이승엽까지 허리 통증으로 출장하지 못했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류중일 감독도 "본인이 (경기 중에) 플레이를 하다가 다치는 것은 불가항력이다. 몸에 공을 맞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사구로 인해 선수가 경기를 못하면 얼마나 약이 오르는지 아냐. 그동안 내색 안했는데 슬슬 약이 오른다.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패하면 정말 화가 난다"고 평소와 달리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칫 박석민까지 결장했을 경우 4번타자 최형우가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최형우의 부진과 기존 선수들의 부상 공백까지 박석민이 나홀로 채웠다. 말 그대로 '일당백'이었다. 삼성이 박석민의 활약에 힘입어 NC에 덜미가 잡힌 1위 LG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대전=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