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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어디가' 무공해 몰카, 일주일 피로 싹 풀리셨죠?

일산고양작명철학 2013. 9. 16. 09:04

'아빠어디가' 무공해 몰카, 일주일 피로 싹 풀리셨죠?



[TV리포트=김지현 기자] 누군가 속는 걸 보면서 이토록 유쾌하고 또 즐거울 수 있을까. 동물이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다고 믿는 다섯 아이들의 모습에 일주일 묵은 스트레스와 피로가 싹 가셨다. 동심의 순수는 소박하지만, 그 힘은 묵직하고 위대하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는 성동일 성준, 김성주 김민국, 이종혁 이준수, 송종국 송지아, 윤민수 윤후 등 다섯 부자들이 경기도 여주의 한 목장에서 열 여섯번째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다섯 아이들은 목장의 드넓은 풀밭에서 어린 소들과 살을 부비며 몸소 자연을 체험했다. 이 모습을 본 제작진은 꾀를 냈다. 아이들에게 동물의 속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번역기 헤드폰이 개발됐다고 말하고, 이를 체험하는 몰래카메라를 준비한 것.

제작진의 의견을 들은 아빠들은 즐거워하면서도, '과연 누가 속을까' 반신반의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동물이 말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 그러나 아이들은 상상 그 이상의 반응을 보여줬다.

더빙에 일가견이 있는 성동일과, 아나운서 출신인 김성주는 소로 빙의해 아이들을 속였다. 누가 들어도 이들의 목소리였지만, 아이들은 현재 상황이 몰래 카메라일 것이라고 전혀 생각치 못했다. 아이들의 허물없는 순수함에 아빠들이 더 놀랐을 정도다.

첫 번째 주자는 이종혁 아들 이준수였다. 가장 막내인 아이답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아빠의 말을 믿던 준수는 소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신기해했다. 어느새 소들의 대화에 중독돼 자꾸 헤드폰을 찾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두 번째 주자는 윤민수 아들 윤후였다. 초등학교 1학년인 윤후는 금새 아빠의 거짓말에 속아들었다. 윤후는 갑작스런 상황에 낯설어하며 두려워하면서도,  날씨가 더워 목이 마르다는 소의 부탁에 부리나케 우리로 달려갔다. 노래를 해달라는 소의 요청에 동요 '송아지'를 부르며 춤을 추는 후의 모습은 순수함 그 자체였다.

세 번재 주자는 송종국 딸 송지아. 지아는 준수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소의 행동과 싱크로율이 높은 더빙을 하는 아빠들의 활약 덕에 아이들은 더 많이 속았다. 거짓말처럼 상황에 빠져들었고, 소의 대화에 감정을 이입시켰던 것.

물론 속지 않은 아이도 있었다. 훌쩍 커버린 김성주 아들 김민국은 몰래카메라 대상에서 제외됐고, 성동일 아들 성준은 소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주인공이 누군지 알아챘다. 하지만 무려 세 명의 아이들이 일말의 의심도 없이 상황에 빠져들었다.

아빠들은 티 없이 깨끗한 아이들의 순수함에 즐거워하다가, 많은 깨달음을 얻은 듯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부모의 말 한 마디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가를 배웠기 때문이다. 김성주는 "내 한 마디를 아이들이 그대로 흡수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날 아이들은 즐거움과 동시에 깨달음도 안겼다. 한 없이 깨끗한 아이들의 동심은 어른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 이것이 바로 '아빠 어디가'의 힘이 아닐까.

사진=MBC '아빠 어디가' 화면캡처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