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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잃고 외양간 안 고쳐'…서울대공원 맹수 탈출 잇따라

일산고양작명철학 2013. 11. 24. 14:38

'소잃고 외양간 안 고쳐'…서울대공원 맹수 탈출 잇따라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맹수 탈출이 잇따르면서 공원측의 안전관리에 대한 의구심에 생기고 있다.

경찰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10분께 3년생 시베리아 수컷호랑이 1마리가 실내 방사장 문을 열고 나와 먹이를 주러 갔던 사육사 심모(52)씨를 우리 통로에서 공격해 중태에 빠뜨렸다.

이 호랑이는 심씨를 쓰러뜨린 뒤 근처를 배회하다 10시38분께 출동한 경찰 등에 의해 간신히 우리 안으로 되돌아갔다.

문제의 호랑이는 서울대공원 호랑이숲 조성 때문에 올해 4월부터 비좁은 여우사에 임시로 옮겨진 상태였다.

서울대공원측은 3시간여 뒤 사고 경위를 간략한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을 뿐 추가적인 설명이 없어 사고원인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사육사가 통상 2인 1조로 맹수 우리에 들어가는 것을 감안할 때 심씨가 왜 단독으로 우리에 들어가려했는지와 호랑이가 어떤 상황에서 실내 방사장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이다.

서울대공원은 호랑이가 관람객 동선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는 막연한 추정일 뿐, 방사장 근처를 배회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없다.

때마침 인근에 일반 관람객이 없었다고 하지만 자칫 더 큰 인명사고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서울대공원에서 맹수가 탈출한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0년 12월에는 6살 난 말레이곰 한마리가 우리를 열고 탈출해 인근 청계산으로 도망갔다.

등산객이 산길에서 마주칠 경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9일 만에 탈출한 곰은 붙잡혔다.

당시 서울대공원은 맹수가 탈출했음에도 이 사고를 하나의 이벤트화하기 급급했다.

이듬해는 아예 '2011년 동물나라 화제의 10대 뉴스' 2위에 올려 놓고 대외에 선전까지 했다.

이번 사고는 당시 사태를 교훈 삼아 적극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했어야할 서울대공원이 안일한 대처를 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잃고서 외양간도 고치지 않았다'는 비아냥이 나올 판인 것이다.

sds110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