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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프로축구 전북현대의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이끈 베테랑 이동국(35·오른쪽)과 김남일(37). 사진은 지난 10월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33라운드 당시 모습. (사진=뉴시스DB) 2014.10.26. |
김남일은 K리그 우승 恨 풀어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나이를 잊은 베테랑의 힘을 앞세운 전북현대가 세 번째 별을 품었다.
'라이언 킹' 이동국(35)은 비록 시즌 막판 부상으로 축제의 현장에 설 수 없었지만 동료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09년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복귀한 이동국은 팀의 세 번 우승 모두 중심에 있었다. 이적 첫 해인 2009년 전북의 창단 첫 우승을 함께 일군 이동국은 지난 2011년과 올해까지, 전북 우승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동국은 2009년에는 리그에서만 21골(29경기)을 넣으며 FC서울의 외국인 공격수 데얀(14골)을 크게 따돌리고 득점왕에 올랐다.
2011년에는 16골을 기록, 데얀(24골)에 밀려 득점왕을 놓쳤지만 매년 두자릿 수 득점에 성공하며 K리그의 간판 골잡이로서의 명성을 지켰다.
이동국의 이 같은 활약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선수시절의 절정의 시간을 보낸 포항스틸러스 시절을 능가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명문 포항에서의 8시즌 동안 한 차례도 품지 못한 우승을 최 감독과 함께 세 차례나 합작했으니,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유럽 진출의 실패를 안고 돌아와 방황할 무렵, 지금의 최강희(55) 감독을 만나 전북에 둥지를 튼 것이 이동국의 축구 인생에 있어 일대의 전환기가 된 셈이다.
화려하게 부활한 이동국은 전북에서 선수 생활의 제2, 제3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공격수로서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시즌 막판 입은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남은 시즌을 뛸 수 없는 상황이지만, 13골(경기당 0.43득점)을 기록해 수원삼성의 산토스(13골·평균 0.24점)를 근소하게 따돌리고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시즌 30경기에 출전해 도움 6개로 이 부문 9위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골 욕심에 사로잡히지 않고 헌신하는 등 팀의 맏형으로서 든든한 모습도 보였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그는 지난 9월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고, 9월5일 베네수엘라와의 친선경기 때에는 자신의 A매치 100번째 출전을 자축하는 두 골을 몰아치는 등 '국가대표 골잡이'로서도 전혀 손색 없음을 입증해 보였다.
지난해까지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다 전북 유니폼을 입은 김남일(37) 역시 전북에서 선수 생활의 제2 전성기를 맞이한 케이스다. K리그 첫 우승의 한을 전북에서 풀었다.
전 소속팀 인천에서의 재계약 불발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김남일을 품은 것은 다름 아닌 최강희 감독이었다.
'재활공장장'으로 유명한 최 감독의 손길을 거친 김남일은 K리그서 10년 만에 골맛을 보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시즌 초반 정혁(28)과 함께 전북의 중원을 지킨 김남일은 시즌 중반 아랍에미리트(UAE)서 돌아온 신형민(28)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완벽히 소화해 냈다.
매경기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동료들에게 화이팅을 보여줬던 김남일은 지난 9월14일 경남FC전(1-0 승)에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수원삼성전(1-0 승)에서는 시즌 2호골을 넣었다.
거의 매경기 선발을 놓치지 않던 김남일은 전북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던 이날도 선발 출전해, 후반 14분 한교원(24)과 교체될 때까지 약 60분 그라운드를 누빈 뒤 벤치에서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kyusta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