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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유재석 12관왕 기적, 독식도 아름답다 [MBC연예대상①]

일산고양작명철학 2014. 12. 30. 11:54


[TV리포트=김지현 기자] "대상 수상자는 '무한도전'의 유재석입니다."

뻔한 풍경이었다. 그래도 뿌듯했다. 대중에게 '국민 MC' 유재석은 그런 존재다.유재석이 예능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KBS에 이어 MBC까지 연말 열린 지상파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의 트로피를 홀로 휩쓸었다. 2014년 한 해에만 2관왕에 올랐고, MBC에서만 5관왕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SBS까지 장악할 기세다. 무엇보다 100% 시청자의 문자 투표로 결정된 것이라 그 의미가 더 남다르다.

지난 29일 오후 '2014 MBC 방송연예대상'이 서울 상암 신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올해 MBC 예능을 빛낸 방송인들이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유재석은 투표수 67만 7183표 중 44만 2458표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김구라, 박명수, 서경석, 김수로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이로써 그는 지상파 3사 시상식에서 대상만으로 총 1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유재석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의 얼굴은 웃음기가 거의 없이 사뭇 진지했다. 수상 소감도 무게감이 있었다. 음주운전으로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노홍철, 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틀 전 큰 상을 받았는데 이렇게 (또) 받아서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투표를 해주신 시청자들과 다른 후보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 멤버와 제작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무대 뒤에서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다. 높은 곳에 가면 더 높은 곳으로, 낮은 곳에 가면 더 낮은 곳으로, 어두운 곳에 가면 더 어두운 곳으로 가는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홍철과 길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김태호 PD도 얘기했지만 올해 '무한도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멤버였던 그녀석(노홍철), 그리고 그 전 녀석(길)까지 실망을 안겨드리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다. 저도 몇차례 죄송하다는 말을 했지만 두 친구가 사과하는 날이 꼭 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큰 일들이 있지만 잘못과 실수를 감추려고 하는 것이 더 큰 잘못과 실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잘못하면 비판부터 여러 의견들을 겸허히 수용해서 더 즐겁고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재석의 대상은 '무한도전'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뜻 깊다. 그의 대상 수상은 예상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 의미는 어느 때 보다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가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MBC 대표 예능 '무한도전'은 올해 유난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길과 노홍철이 같은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기 때문. 그의 수상 소감이 유독 진지했던 이유는 마냥 웃을 수 없는 내부적 분위기 탓일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은 유별난 팀워크로 위기를 가뿐히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재석의 '위기 관리 능력'이 다시 화제를 모았고, 그를 향한 대중적 충성도는 전 보다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제작진과 멤버들의 남다른 각오가 엿보였다. 위기에 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이번 대상은 유재석과 '무한도전'을 향한 대중의 신뢰도가 반영된 결과다.

'무한도전'의 팀워크는 유재석의 대상 만큼 빛났다. 이날 '무한도전'은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했으며, 하하는 PD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정준하는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을 수상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김태호 PD도 소감을 전했다. 그는 "매년 힘들었지만, '무한도전'은 올해 유난히 힘들었다. 멤버들이 한 주 한 주 헌신하며 버텼기 때문에 현재가 있다"며 "내년 4월에 '무한도전'이 10주년을 맞이하는데, '그 다음주엔, 또 그 다음주엔 뭐하지?' 라고 생각하면 막막하고 캄캄하다. 하지만 한명 한명 소중한 멤버들과 좋은 작가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전하며 우회적으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무한도전'은 가장 많은 상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어느 프로그램 보다 빛났다. 가장 최고상인 대상 수상자가 배출됐기 때문이 아니다. 위기에 더 강한 집결력을 자랑하는 이들의 괴물같은 팀워크 때문이다. 그러니 유재석의 독식에도 박수를 칠 수 밖에. 이날 대상의 의미는 유재석의 스타성과 존재감에만 머물지 않고, 위기에 더 강해지는 '무한도전'의 강력한 정신력에 있지 않을까.

다음은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 명단이다.

▶남녀신인상=유라, 혜리, 송재림, 헨리

PD상=정웅인, 하하

▶올해의 작가상='라디오스타' 김태희 작가

▶최고의 시청률상='진짜사나이' 여군특집

▶인기상 부문 뮤직토크쇼=지코, 김소현, 민호

▶인기상 부문 버리이어티=김성령, 김광규

▶인기상 부문 가수=엑소

▶인기상 부문 특별=윤후, 정세윤, 임찬형, 안리환, 김민율

▶라디오 부문 신인상='FM 데이트' 써니

▶라디오 부문 우수상='두시만세' 박준형, 정경미, 정지영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싱글벙글쇼' 강석, 김혜영

▶올해의 뉴스타상=강남, 육중완, 임형준, 파비앙, 홍종현, 남궁민, 김소은

▶베스트 커플상=송재림, 김소은


▶특별상 MC=김성주

▶특별상 버라이어티=안정환, 홍은희

▶특별상 뮤직토크쇼= 김구라

▶ 특별상 가수=씨스타, 케이윌

▶특별상 베스트 팀워크=나 혼자 산다

▶우정상=김수로, 서경석, 샘 해밍턴

▶우수상 뮤직토크쇼=규현, 김슬기

▶버라이어티 여자우수상=라미란, 홍진영

▶버라이어티 남자우수상=박건형, 전현무

▶올해의 프로그램상=무한도전

▶최우수상 뮤직토크쇼=김국진, 윤종신

▶최우수상 버라이어티=서경석, 정준하

▶대상=유재석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MBC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