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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12년만에 극적 타결…핵개발 중단·제재 해제(종합3보)

일산고양작명철학 2015. 4. 3. 10:27

이란핵 협상 타결을 발표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EPA=연합뉴스)
원심분리기 1만9천개에서 6천104개로 감축, 15년간 핵물질 생산 금지

6월말까지 최종합의 목표…국제사회 "역사적"-이스라엘, 평가절하

(제네바·워싱턴·두바이=연합뉴스) 류현성 강의영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의 핵무장을 막기 위한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협상이 2일(현지시간) 극적으로 타결됐다.

주요 6개국(P5+1·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이란은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1차 협상 마감시한인 지난달 31일을 넘겨 이날까지 이틀간 마라톤협상을 계속해 이란의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마련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해결됐다" 이란 외무장관 트위터로 핵협상 타결 발표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기자회견에 앞서 "해법을 찾았다. (합의문) 초안을 즉시 시작한다"며 타결 소식을 전했다. (트위터 캡처)
이는 2002년 8월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의 존재가 폭로되면서 촉발된 이란 핵위기 이후 12년여만, 중도성향의 하산 로하니 이란 정권이 2013년 8월 출범하면서 주요 6개국과 새로운 핵협상에 돌입한 지 1년8개월만이다.

국제사회와 이란은 이번 행동계획을 토대로 6월 30일까지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 협상할 예정이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이란과의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 핵협상의 결정적 전기가 마련됐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란이 15년간 포르도 핵시설에 어떠한 핵분열 물질도 반입하지 않기로 하는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절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 합작회사가 이란의 아라크 중수로 발전소를 설계변경하는 것을 지원하게 되며 앞으로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 관련 협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보증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위해 현재 가동 중인 1만9천 개의 원심분리기를 감축해 1세대 형 초기 모델인 6천104개만 남기기로 했다.

이 가운데 5천60기는 나탄즈에서 10년간 상업용(핵연료봉 제조용) 생산에 쓰이고 나머지 1천44기는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연구용으로 사용된다.

원심분리기를 줄임으로써 '브레이크아웃 타임'(핵무기 제조를 결심한 시점부터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이란은 또 향후 15년간 저농축 우라늄(LEU) 재고를 현재의 1만㎏에서 300㎏의 3.67% LEU로 감축하고 3.67% 이상의 LEU를 생산하지 않는 것은 물론 우라늄 농축 목적의 신규 시설도 더는 건설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아라크 중수로를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재설계하고 사용후 핵연료를 국외로 반출하며 재처리 연구·개발(R&D)을 무기한 수행하지 않기로 했다.

오바마 "이란 핵협상 타결은 역사적 합의"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핵협상 타결과 관련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협상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역사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합의안과 관련한 핵심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검증하면 서방국과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가 그동안 이란에 부과해 온 제재는 모두 해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IAEA가 25년간 포르도, 나탄즈 등의 모든 핵 시설을 정기적으로 사찰하면서 핵개발 활동을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포르도 핵시설은 아니더라도 나탄즈에서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게 된다"면서 "유엔 안보리의 이란 제재 결의안은 6월 최종 합의문이 나오는 대로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합의 타결을 환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협상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역사적인 합의"라고 자평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 (AP=연합뉴스)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은 2일(현지시간) 이란의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되 이란에 대한 제재는 당분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잠정 합의안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마련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마라톤 협상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맨 오른쪽)과 필립 해먼드 영 외무장관(오른쪽 두번째),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오른쪽 네번째),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왼쪽 네번째),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 외무장관(왼쪽 세번째),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 등 협상 대표자들.
그는 "합의는 전례 없는 '검증'을 토대로 하고 있어 이란이 이를 위반하면 세상이 바로 알게 돼 있다"며 "아직은 (군사 해법보다) 외교적 해결책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가 중동 지역 평화와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모든 나라가 각각 직면한 수많은 심각한 안보 위협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도록 협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협상에 참여해온 영국, 독일, 러시아 등도 일제히 환영 성명을 냈다.

반면, 이번 협상에 강력히 반대해 온 이스라엘은 합의 내용을 평가절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 타결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의 핵폭탄 개발을 막을 수 없게 됐다.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협상 내용"이라며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총리 대변인이 전했다.

유발 스타이니츠 전략부 장관도 성명에서 "협상 당사국들이 로잔에서 보인 미소는 이란이 핵 문제에서 어떤 양보도 거부하고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참한 현실에서 유리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나쁜 최종 합의를 막고자 국제사회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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