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본문

[전북 V3] 우승 이끈 신의 한 수, '언성 히어로' 신형민의 영입

기사 내용

[OSEN=서귀포, 허종호 기자] 전북 현대가 우승으로 갈 수 있었던 신의 한 수는 '언성(unsung) 히어로 신형민(28)의 영입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8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7연승 및 12경기 연속 무패(9승 3무)를 달린 전북은 22승 8무 5패(승점 74)를 기록,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위 수원 삼성(승점 61)을 제치고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의 리그 우승은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전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적지 않은 전력 보강을 했다. 하지만 전북이 리그 선두를 달린 것은 불과 2라운드까지였다. 시즌 초반 강력함을 보여주던 전북은 3월 말부터 흔들림을 보이더니 한 때 5위까지 떨어졌다가 2~3위를 오갔다. 문제는 수비였다. 전북은 강한 공격진을 갖췄지만, 수비에서는 흔들리는 경향이 많았다.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파악하고 있던 전북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자유계약(FA) 신분인 신형민을 야심차게 영입했다. 맞춤 영입이었다. 신형민은 중원 미드필더로서 수비에 좀 더 무게를 실어줌과 동시에 공격진이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히 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신형민이 가세한 이후 전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수비가 안정된 전북은 자신들의 공격 본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특히 8월 16일 포항 원정에서는 신형민이 김남일과 동반 출격해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전북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포항과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리며 리그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고, 지금의 우승에 이를 수 있었다.

신형민의 영입 효과는 전북의 성적이 증명한다. 전북은 신형민이 뛰기 전 리그 12경기서 6승 3무 3패를 기록했고, 이후에는 24경기서 16승 6무 2패를 기록했다. 물론 신형민의 영입 효과가 전북의 달라진 기록에 홀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형민의 가세가 전북을 상승세로 바꾼 원동력 중 하나라는 것은 틀림이 없다.

신형민의 활약이 기록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신형민은 여름 합류 이후 전북에서 뛴 리그 22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신형민의 진가를 기록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신형민의 존재는 전북의 '언성 히어로'나 마찬가지다. 중원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한 신형민의 존재는 전북에 숨겨진 보물과 같았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