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후쿠시마 原電사고 후 '재난로봇' 각광… 스스로 車운전·장애물 제거·火災진압

일산고양작명철학 2015. 3. 5. 10:44

후쿠시마 原電사고 후 '재난로봇' 각광… 스스로 車운전·장애물 제거·火災진압


국내 로봇개발회사‘로보티즈’연구원이 오는 6월 미 국방부가 개최하는 재난수습용 로봇 경진대회에 참가할 인간형 로봇‘똘망’들을 점검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6월 열리는 재난로봇 대회… 18개 로봇 중 5개가 '한국계'

지난 2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센터에 있는 로봇 개발 기업 '로보티즈' 연구소. 사람처럼 생긴 검은색 로봇의 작동 스위치를 켜자 바닥에 흩어진 벽돌을 피해서 걸어간 뒤 한 손으로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었다. 하인용 연구소장은 "사고가 난 화학 공장에 투입돼 가스 밸브를 잠그는 임무를 가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키 140㎝에 '똘망(Thormang)'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은 곧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떠난다. 오는 6월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하는 로봇 챌린지(DRC) 대회에서 전 세계 17개 팀과 자웅을 겨루기 위해서다.

한국 과학자들은 재난 수습 로봇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DRC 본선에는 로보티즈를 비롯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팀, KAIST 오준호 교수팀 등 국내에서만 세 팀이 참여한다. UCLA 데니스 홍 교수팀, 네바다주립대 폴 오 교수팀 등 재미 과학자까지 포함하면 다섯 팀이나 된다. 한국 및 한국계가 이끄는 팀은 이미 예선과 1·2차 결선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팀, 독일팀 등을 압도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종 결선에서는 미국 대표로 나오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ATLAS)'가 유력 경쟁자로 평가된다.

로봇 챌린지 대회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시작됐다. 극한 상황에서 재난 사고를 수습할 대안으로 무인(無人) 로봇 기술이 대두한 것이다. 대회장은 후쿠시마 원전 내부를 재현한다. 로봇은 차를 몰고 현장으로 가서 밸브를 잠그고 소방 호스로 불을 꺼야 한다. 로보티즈의 김병수 대표는 "인류에게 공헌하는 로봇을 만든다는 점이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대회 본선에 등장하는 로봇은 전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다. KAIST 오준호 교수는 "재난 구조 현장에서 필요한 임무를 하려면 사람과 신체가 비슷한 로봇이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데니스 홍 교수가 개발한 로봇 '사파이어(SAFFiR)'는 최근 미 군함에서 불을 끄는 시연에 성공했다. 데니스 홍 교수는 앞으로 미 해군에서 연구비 160만달러를 지원받아 군함 점검·수리 로봇 '알피오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박건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