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재원부터 만나야죠."
FA시장은 파장 분위기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10개 구단 모두 내년 1월 15일까지 FA에게 접촉 및 계약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FA는 공교롭게도 모두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들. 김현수, 오재원, 고영민이 주인공이다. 현재 두산을 포함한 국내구단들이 김현수에게 접촉하는 건 무의미하다. 그는 사실상 메이저리그 구단들과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변수는 존재한다)
오재원은 이제까지 FA 권리를 전혀 행사하지 못했다. 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발탁, 금메달을 획득했다. 병역특례 대상자 오재원은 지난 11월23일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퇴소일은 18일. 두산을 비롯한 국내구단들은 그동안 오재원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나눌 수 없었다. 오재원은 사실상 18일부터 FA 권리를 행사한다.
▲고영민보다는 오재원
오재원의 전 소속구단 두산이 발 빠르게 움직인다. 두산 관계자는 "오재원이 퇴소한 뒤 따로 약속을 잡을 계획"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고영민보다는 오재원부터 먼저 만난다. 고영민은 오재원 다음 순위"라고 밝혔다.
당연하다. 오재원의 가치는 대부분 야구관계자가 인정한다. 발 빠르고, 수비력이 좋고, 일발장타력까지 갖춘 KBO리그 최상위급 2루수. 테이블세터부터 중심타선까지 어느 타순에 들어가도 제 몫을 해낼 수 있다. 나이도 내년 만31세로 젊은 편이다. 승부근성도 강하다. 그 승부근성이 때로는 오해를 산 적도 있었지만, 두산 입장에선 건강한 승부욕을 조성하는 데 효과를 봤다.
두산으로선 그런 오재원을 절대 놓칠 수 없다. 김현수의 행보를 여전히 점칠 수 없지만, 현 시점에선 사실상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 결국 두산으로선 오재원까지 놓칠 경우 내년 시즌 전력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
더구나 FA규정상 공식적으로 10개 구단 모두 오재원에게 접촉 가능하다. 만약 오재원 영입전이 커질 경우, 오재원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두산으로선 주도권을 잡으려면, 최대한 빨리 접촉해서 사인을 받아내는 것만이 해법. 그런 상황서 또 다른 FA 고영민에게 집중할 여력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고영민은
결국 두산은 오재원 계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기 전까지 고영민에게는 접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오재원 다음순서"라고 말을 아꼈다. 고영민은 오재원보다 1살 많지만, 최근 수년간 백업요원으로 뛰며 그렇게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더구나 허리가 아파 풀타임 출전이 쉽지 않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현 시점에선 고영민이 다른 팀과 계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보상선수 유출을 각오한 타 구단이었다면 이미 고영민과 계약했을 것이다) 결국 고영민이 내년에 정상적으로 선수생활을 지속하려면 두산과의 계약이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 그런 점에서 두산으로선 고영민 계약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때문에 FA 등급제 도입 필요성이 있다)
정황상 고영민 계약은 해를 넘길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행 야구규약에 따르면 FA가 1월 15일까지 계약하지 못할 경우 단년계약만 맺을 수 있다. 그럴 경우 고영민의 몸값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이미 고영민은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하면서 금액 가치가 다소 떨어진 상태다.
[오재원(위), 고영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